국론분열 조장과 모순의 박근혜 당선인

1. 역대정권의 실정을 답습하는 박근혜 당선인

크게보기과거 대선후보 시절의 고 노무현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교계를 상대로 매우 중차대한 공약을 하여 불교계를 한껏 고무시켰다가 정작 당선이 되자 ‘그때는 선거결과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입장을 선회하여 불교계를 우롱하고 이후 오래도록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 바가 있다. 고 노무현 대선후보측은 당시 "전통사찰의 보존과 수행환경 보호를 위해 북한산 관통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부산고속철도 노선 천성산·금정산 관통 사업을 백지화하고 대안노선을 검토 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었다. 참여정부의 입장변화와 무성의한 조치는 불교계에 말할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한 때 지율스님의 목숨을 경각에 이르게 하였다.

이명박 정부는 경부대운하 건설에 대한 반대가 거세지자 4대강사업으로 전환했으나, 결과적으로 국토의 자연지리환경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 변형으로 인해 많은 부작용과 더불어 전통과 불교문화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 밖에도 청와대 내에서의 예배, 도로명 주소의 시행 등으로 불교계와 숱한 갈등요소를 생산했다.

박근혜 정부가 국가차원의 연구개발(R&D), 산업응용 R&D, 방송통신위원회의 ICT, 미래 인재 양성의 대학 R&D. 원자력분야 등, 국가의 근간을 담당하는 부서의 명칭에 “창조과학”을 사용하였다. 설사 박근혜 당선인 자신은 의도하지 않았다 해도 이로 인해 일반적인 과학, 철학, 사상, 종교와 불교계는 새 정부에 대한 불신과 이질감을 느끼며 뒷전으로 밀려나는 이상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도 이명박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 애플사건과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2. 국제적 망신이 우려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영어 명칭은“Ministry of Creative Science for Future”다. 사전은 Creation의 의미를 1.창조, 창작, 창출 2.창작품 3.(성서에 묘사된 하느님의) 천지창조의 의미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에 정관사 “the”를 붙인 “The Creation”는 명백하게 “(성서에 묘사된 하느님의)천지창조”를 가리킨다. “창조과학”은 “creation science”로써 “천지창조를 증명하는 증거를 찾는 과학”이란 의미다.

이상에서 보듯 ‘미래창조과학부’를 영역할 시 이를 받아들이는 외국인들은 박근혜정부가 근본주의 기독교계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창조과학”을 수용해서 소위 ‘창조과학’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심지어 그 반시대적 사상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발전을 도모한다고 이해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미 국내 ‘창조과학회’ 소속의 대표적 인물을 인수위 핵심 위원으로 영입하여 활동하게 하고 있으니 의혹의 멍석은 진즉에 깔아 놓은 셈이다. 국민들로서는 자존감을 바닥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일이며 글로벌 마인드와도 거리가 멀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함이다.

3. 왜, “과학부” 앞에 “미래 창조”를?

박근혜 정부의 17개부는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외교부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안전행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부 △산업통산자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이다. 2개 이상의 단어로 된 부서는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11개 부서다.

이중 ‘미래창조과학부’만 제외한 나머지 부서는 각 단어를 분리해도 독립된 부서로서의 성격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만 “미래”와 “창조”라는 추상적 단어로 조합되어 있어서 독립성의 보장이 안 된다. 즉 ‘미래창조과학부’만 유독 박근혜 당선인이 집중적으로 불필요한 의미를 부여한바, 단순히 “과학의 발전”이나 “국민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관습적이고 단순한 표현을 넘어 모종의 “의도”를 느끼게 만든다는데 문제가 있다.

“미래”와 “창조”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부서는 ‘교육부’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했다. 차라리 “미래창조교육부”라 했다면 이의가 없었을 것이다.

“미래를 창조하는 역할”이란 의미를 강조해서 과학기술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라 했다면 법무부는 ‘법질서회복 법무부’, 국방부는 ‘미래통일국방부’라 해야 한다는 논리도 전개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형평성에 맞는다 하겠다. 행정안전부를 “국민안전을 최우선한다”는 의미에서 ‘안전행정부’로 개편했다는 보도를 보더라도 ‘미래창조과학부’의 명칭은 의도된 것이다.

4. 정부가 특정사상, 문화의 사회화 주도

이른바 ‘창조과학’에 대해 위키백과는, “창조과학(創造科學)은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신앙에 기초하여 과학을 받아들이는 종교적, 과학적 견해이다. 교회사학자인 마크 놀은 창조과학의 근원을 아마추어 지질학자였던 조지 맥크리디 프라이스(1870년-1963년)가 1923년에 발표한 《새로운 지질학》(The New Geology)로 보고 있다. 1960년대에 들어와서야 창조과학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라고 기술해 놓고 있다.

자연현상, 특히 생물학 연구의 발전으로 태동된 진화론에 대응하여, “절대자에 의한 세계창조”라는 종교적 입장을 ‘과학적’ 논리로 설명함으로써 기독교 성경에 쓰인 내용의 문자적 진실을 추구하는 맹신과 집착의 소산이 이른바 ‘창조과학’이고 ‘지적설계론’이다.

국가권력이 특정한 단어나 의미를 국민에게 주입시키거나 일상에서 사용토록하면 국민은 본래의 순수한 의미를 넘어서 비판적 안목을 잃어버리고 권력과 특정한 의미가 주도하는 대로 인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박근혜정부가 ‘미래창조과학부’ 명칭을 향후 5년간 사용한다면 “창조과학”이라는 단어에 대해 정권에 의해 강제로 주입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하는 ‘정보통신기술(ICT)’, ‘창조경제’, ‘원자력’ 등에 대해 “창조과학”이 우리를 먹여 살리며 발전시키는 매우 고마운 것이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자연스럽게 퍼져갈 것이다. 종국에는 특정종교와 그 종교의 특정사상을 자연스럽게 사회에 유행시키고 수용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문화의 사회주의적 조작행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5. 국민, 국론분열을 자초하는 박근혜 정부

박근혜 정부가 불교계 및 교육․과학계 전문가 그룹에서 반대하는 ‘미래창조과학부’ 명칭을 끝내 고집한다면 결국 그 부담은 박근혜 정부의 인과가 될 것이며 향후 집권 기간 내내 지성적 시민들로부터 고립과 반목을 자초하게 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국가 지도자의 아집과 독선이 국가와 국민을 도탄에 빠뜨리고 국력을 쇠잔시킨 역사의 교훈을 잘 알고 있다면, 그리고 차기 정부가 국민 간 화해와 상생을 통한 대 통합을 이루려 한다면 ‘미래창조과학부’라는 명칭의 사용을 즉각 폐기해야 할 것이다.

6. 과학을 호도할 가능성

창조과학자들은 성경의 문자적 내용에 집착하여 “하나님에 의한 창조의 역사는 과학을 비롯한 우주를 창조한 하나님이 과학의 범주 밖의 능력을 행하여 이룩한 역사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신의 능력의 결과로 하나님은 시간 자체를 만들어 시간의 개념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성경에 기록된 7일간의 창조가 가능하다”고 믿고 주장한다.(출처 위키백과)

우리나라의 창조과학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국가적으로 관철시키기 위해 교과서에서도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며 헌법소원을 낸 적이 있다. 또, 창조과학자들은 우주와 지구의 나이는 6,000-10,000년이라 주장하고 있는데, 지질학상 밝혀진 지구의 나이인 45억년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사람과 공룡이 공존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박근혜 당선인이 개인적으로는 창조과학을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미래창조과학부’ 명칭 사용을 계속 고집한다면 국민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창조과학과 함께 할 것으로, 대한민국 학계의 과학연구 발전과 성향에 심대한 오류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7. 한국사회를 단어 “창조과학”으로 포장

인간은 오관작용과 인식에 의해 사유의 세계가 변질, 고착화 된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현판으로 정부청사에 걸리는 순간 대한민국사회는 단어로서 “창조과학”이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다. 청와대 국무회의 석상, 언론의 뉴스 등 국민의 일상에서 “창조과학”은 뿌리를 깊게 내리게 된다.

전 국민이 하루에 수회에서 수십 번 또는 며칠에 한번이라도 “창조과학”을 듣고 말하며 인식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창조과학”의 국가, 대한민국의 “미래”는 “창조과학”이 좌지우지할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비상식적인 “창조과학교”가 대한민국을 뒤덮게 될 것이다.

8. 불교계 긴장해야한다

제아무리 우리가 사회문제, 봉사 및 치유와 관련한 사업으로 일부 국민들의 호응을 얻는다 해도 국가기류의 근원적인 곳에서부터 배척과 침범당한다면 불교의 생명성은 위축되고 급기야는 고사 지경에 이를 것이다.

자비와 포용은 아무데나 들이대는 것이 아니다. 이미 불교계는 어설픈 승려와 학자들에 의해 타 종교에 동화되는 지경이다. 정부와 타 종교계의 굵직하고 활발한 활동 그리고 내부역량의 한계로 인해 교세위축이 진행 된지도 오래됐다.

지난 13일 세계교회협의회의 “WCC 부산총회”에 대해 반대목소리를 내온 보수기독계와 주최 측(진보진영)은 합의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 선언문 첫 항에서 ⌜우리는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합니다. - 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외에 구원이 없음을 천명 합니다.⌟라 하고 있다. “WCC부산총회가 성대하게 진행"될 것이다.

불교계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향후 한국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검토는 물론 적극적으로 반대를 해야 한다.

/法應(불교사회정책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