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 문화부(부장 진명 스님, 이하 문화부)가 전통문화 전문가들을 초청해 조계종 전통문화 진흥 정책 수립에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12월 1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3층 보현실에서 열린 ‘조계종 전통문화 진흥 로드맵 좌담회’는 전통문화 관련분야 권위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내실 있는 조계종 전통문화 진흥 로드맵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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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초청인들이 박상준 문화재팀장의 전통문화 진흥 로드맵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날 좌담회에서 종단 전통문화 진흥 로드맵 브리핑을 한 박상준 문화부 문화재팀장은 현재 전통문화 정책에 대해 “우리나라는 헌법에서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부의 정책과 예산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종단 역시 문화재 최다 보유 단체로써 전통문화정책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정책과 제도적 추진과제로 ▲종단 문화유산 행정 체계 개선 ▲문화유산 정책 및 제도 개선을 꼽고, 보존 분야의 추진과제로 ▲전통사찰 전수조사 및 불사관리위원회 설치·운영 ▲전통사찰 방재예측시스템 구축 사업안착 및 유지관리 ▲불교중앙박물관 보존연구소 설립 ▲타기관 및 국외 소재 불교문화재 환수 ▲근현대 불교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기반 마련 ▲사지 보존·정비와 활용기반 마련 ▲전국 석조 금석문 조사 ▲북한불교문화유산 보존대책 수립을 제시했다.

불교문화유산의 활용 추진과제로는 ▲불교문화유산 세계화·국제교류 ▲전통문화 인력양성 및 교육 ▲전통문화콘텐츠 개발 및 아카이브 구축 ▲불교문화산업 육성 및 문화체험 프로그램 개발 ▲지적재산권 보호 ▲남한산성 북한산성 승영사찰 복원을, 무형문화유산 분야에서는 ▲무형문화유산 보존·전승 체계 마련 ▲연등회보존위원회 활성화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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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좌담회에는 10명 이상의 전통문화 전문가들이 초청돼 의견을 나눴다.

브리핑에 이어서 이어서 전통문화 관련 전문가들의 좌담이 펼쳐졌다. 홍윤식 (사)진단전통예술보존협회장은 “구체적인 몇 개 사찰을 지정해서 현상조사를 해 개념화하고 유기적 관계 파악을 해야 하며, 성보보존관리위원회가 보다 전문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봉건 총장도 “조계종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유산의 실태를 파악해 데이터베이스 구축하는 것이 모든 것의 기반”이라며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현재 설립해놓은 박물관 등 기관도 잘 운영되고 있지 않은 것 많아 운영 중인 곳부터 잘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덕수 전 한국전통문화연수원장은 별도 보존처리기구의 신설과 문화 전문가 스님 양성을 제안했다. “전통문화대학교 등과 연계해서 스님들을 대상으로 문화유산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문화 전문가 스님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한 임 전 원장은 다문화 관련 문화유산 정책의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종회의원 주경 스님은 “조계종은 해야 하는 일에 비해 조직이 작고 예산 부족하다”며 “전문영역을 학술과 활용 부분으로 나눠 연구하고 업무 효율 위해 단체를 조직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좌담회에서는 문화부의 로드맵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지적도 나왔다. 총무원 사회특보 함결 스님은 “로드맵 작성의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통일성, 표준성, 원형성, 연속성의 원칙을 가지고 문화유산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미등 스님은 무엇보다 종단 내부의 문화 관련 예산·인력·행정시스템 점검이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선 용인대학교 교수는 “보존처리를 하는 문화재의 대부분이 불교문화재임에도 소유자로서의 권리나 발언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작업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보존처리가 입찰 시스템화 되면서 수리업체 많이 생겨나는 반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며 ‘시험형’이 아닌 ‘실무형’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부 측은 이날 좌담회에서 발표한 ‘조계종 전통문화 진흥 로드맵’은 양질의 정책 수립을 위한 초안이며, 좌담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 보완해 완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