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대통령은 국민의 안위를 저버리는가?

2011년 9월 독일 최대기업 지멘스는 탈원전을 선언했다. 또 독일 최대 에너지업체 RWE도 신규원전건설을 중단하였다. 유럽은 여섯 나라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원전을 중단하고 폐쇄하고 있다. 탈핵은 대세다. 생명의 문제요 인간존엄의 문제다. 더 이상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흉기와 양립할 수 없다는 뜻을 인류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임기 말의 한국정부는 역주행을 하고 있다. 그저께 이명박대통령은 UAE 200억달러 수주를 자랑하면서 원전을 확대해야 경제효과가 크다는 말을 하였다. 하지만 이 말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첫째, 수주성립의 가장 큰 조건인 핵폐기물의 처리에 대해 양국은 일체 함구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볼 때 핵폐기물의 처리를 떠안지 않고는 수주자체가 불가능하다. 핵폐기물은 영구적인 살상무기나 다름없다. 현세대와 미래세대에게 공포의 존재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부채를 떠넘기는 일이다. 몽골이나 아시아의 다른 약소국 민중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자기나라 땅에 한국정부가 돈의 힘으로 핵폐기장을 만들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도적으로도 몹쓸 나라가 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경제효과인가?

둘째, 수주조건으로 한국수출입은행의 100억 달러를 UAE에 지원해준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정부는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사로는 "국제 시장이 한국의 자금조달 능력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100억달러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고 한다. 실상 UAE원전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들어간 기업들은 공사가 실패하거나 돌발변수가 생겼을 때 사실상 정부의 보증을 받도록 되어 있다. 재벌들 배를 불려주려고 국책은행을 동원해 국민세금을 쏟아 붓게 될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은 지금 불안에 떨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고장과 가동중단 소식이 들려온다. 이명박정부는 4대강공사를 통해서 이미 무책임함과 아전인수격의 파렴치함을 국민에게 보여준 바 있다. 자괴감이 앞선다. 우리는 어쩌다 생명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이토록 무시하며 정의와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인물을 최고지도자로 선출하였던가? 고작 이런 나라를 만들려고 그토록 많은 땀과 피를 흘려 일구어 왔던가?

대통령의 망발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그리고 그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원전이권에 눈먼 세력의 준동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준엄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다음과 같이 주인인 국민이, 일꾼인 대통령에게 할 일을 명한다.

1. 대통령은 신성한 국토와 국민, 그리고 모든 생명의 안전에 대해 책임지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2. 이명박 정부는 실패가 자명했던 4대강사업과 원전확장 정책으로 국민을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넣고 부실한 관리로 불안과 두려움에 떨게 만든 데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그만 미몽에서 깨어나기를 바란다.

3. 원전확대가 아니라 핵폐로/핵폐기물 부문의 기술과 노력을 기울이라. 시장규모도 2040년까지 무려 2,400억 달러 규모로서 연간 최대 39조원(350억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UAE 수출 1건 규모와는 비교가 안 된다. 인류가 원하는 기술로 시장에 도전하라.

4. 국리민복을 하려면 에너지전환 시장과 기술을 키우라. 지금 전세계가 이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 대오각성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부문의 전환에 집중하라.

5. 이명박정부는 더 이상 다른 나라에 죽음의 재앙을 선사하고 그 희생을 대가로 자국의 부를 창출하겠다는 반생명적, 비윤리적 언행으로 세계의 지성과 양심 앞에 국민을 부끄럽게 하지 말고 남은 임기를 조용히 마무리하기 바란다.

2012년 11월 28일

탈핵선언교수 1,052인 일동

불교생명윤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