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총장 김희옥)는 오카 노부타카 화백이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12층 롯데갤러리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 ‘한국․왕궁의 사계-미의 원류를 찾아서-’ 첫날인 10일(수) 오전 10시 30분에 평생 모아온 한국 유물 158점을 기증하는 기증식이 열린다고 밝혔다.

오카 노부타카 화백은 “이번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기념해 한․일 양국 간의 우호증진을 위해 평생을 모아 온 한국 유물을 기증하기로 결심했다”며 “이를 2013년에 개관 50주년을 맞이하는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오카 노부타카 화백이 기증하는 유물은 ▲풍탁 1점 ▲청자 베개 2점 ▲기와․회화․민예품 등 롯데백화점 전시 유물 38점 ▲통일신라시대 토기 8점 ▲일본 지옥곡(地獄谷) 마애불 및 기와 등의 탁본 109점을 포함해 총 158점이다.

특히 이 중에는 목조 사자상이 두 구 있는데, 이 사자상은 광화문 해치상의 모본이 되는 귀중한 자료로 기존에 발견된 예가 없어 주목된다. 광화문 해치상은 중국의 해치상과 생김새가 다르고, 어떤 동물을 모방해 만들어졌는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국대 박물관 정성권 학예사는 “이번에 오카 화백이 기증한 목조 사자상은 목 뒤편과 등 쪽에 몸에 달라붙어있는 갈기가 있으며 앞 다리 측면에는 날개 모양의 영기(靈氣)같은 문양이 표현되어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광화문 해치상과 닮아있어 더욱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유물 중에는 흥선대원군이 그린 ‘난초도’와 양석연의 ‘모란도’를 포함한 민화, 경주와 일본 나라 출토 기와의 탁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동국대 최응천 박물관장은 “이번 기증은 특히 국가 간이 아니라 민간차원에서 일본인이 대학박물관에 기증하게 된 첫 번째 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며 “또한 현재 잠시 경직된 한일 양국 간의 관계가 민간 중심의 문화적인 교류 차원에서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 점에서 뜻 깊다”고 말했다.

오카 노부타카 화백은 일본 나라와 교토를 배경으로 꽃이나 자연풍경을 주로 그리는 일본 전통화가로, 1967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해 오고 있다. 또한 오키나와, 나가노현 그리고 영국의 대영박물관 등 세계 각지의 박물관에 유물을 기증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에 일본 정부가 수여하는 명예상 중 하나인 감수포장(紺綬褒章)을 수상했다.

*주요 유물 설명

-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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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화백의 기증 유물 중에는 목조 사자상이 두 구 있다. 이 사자상은 광화문 해치상의 모본이 되는 귀중한 자료로 지금까지 이러한 자료는 발견 예가 없어 주목할 만하다. 광화문 해치상은 중국의 해치상과 생김새가 다르며 어떤 동물을 모방하여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오카 화백이 기증한 목조 사자상은 목 뒤편과 등 쪽에 몸에 달라붙어 있는 갈기가 있으며 앞 다리 측면에는 날개 모양의 영기(靈氣)같은 문양이 표현되어 있는데, 이러한 모습은 광화문 해치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귀면와·수막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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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화백의 기증품 중에는 고구려 연화문수막새를 비롯하여 귀면와 등 다양한 기와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의 기와는 기원전 2~1세기경에 중국에서 기와가 들어온 이래 각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변천하였다. 그 중 고구려는 국내성에 도읍한 집안시기(2~427년)에 이미 기와 제작기술을 받아들여 기와를 제작하였다.
고구려의 수막새는 구름, 연화, 보상화, 당초, 인동, 화엽, 귀면, 기하학 등 여러 무늬가 새겨지고 있는데 연화문이 가장 다양한 변화를 보인다. 고구려 연화문수막새는 주로 연판 안에 능선을 새기고 연꽃의 끝이 날카로운 첨형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막새면이 6~8구획으로 분할되어 연판이 장식되고 있으며 자방에는 반구형의 돌기를 배치하고 있다. 또한 색조가 적갈색을 띠고 있고 연화문은 연판수가 4엽에서 10엽 이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귀면와는 지붕 네 귀의 내림마루(추녀마루) 끝에 못을 박아 빗물에 나무가 썩는 것을 막고 아울러 건물에 대한 辟邪를 목적으로 한다. 튀어나온 둥근 눈들, 뾰족하게 솟아난 송곳니, 머리 위에 쌍을 이루며 나 있는 뿔 등이 기이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오카 화백이 기증한 연화문수막새는 막새면을 6구획으로 나누고 끝을 날카로운 첨형으로 표현한 전형적인 고구려 수막새이다. 귀면와 역시 둥근 눈이나 송곳니, 뿔의 표현 등이 전형적인 우리나라의 귀면와라고 할 수 있다.

-인화문굽항아리
고구려, 백제, 신라는 각각의 개성을 나타내며 토기를 제작하였다. 이후 삼국이 신라로 통일되면서 다양하게 제작되던 토기들은 하나의 양식으로 통합되어 나타나게 된다.
통일신라의 토기는 긴목항아리와 병의 어깨나 목에 도장으로 누른 긴 삼각형과 點圓(중심점이 있는 원)이 줄지어 시문되거나 통일기 특유의 꽃문양이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토기의 전면을 동일한 문양으로 반복 장식하는 양식은 중국 당대의 貼花文(그릇 표면에 꽃무늬 등을 덧붙여서 요란한 장식효과를 낸 것) 도자의 영향을 받은, 다시 말하면 첩화문 효과를 인화문으로 시도한 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오카 화백은 토기유병, 토기잔 등 다양한 기종의 통일신라기 토기를 기증하였다. 이 중 인화문굽항아리는 뚜껑과 한 쌍으로 제작되었으며, 토기 외면에는 동일한 점원문을 찍어 표현하여 9세기 무렵의 인화문토기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인화문뼈항아리 또한 눈에 띄는데, 전면에 작은 둥근 원형의 도장을 찍은 것은 일반적인 인화문뼈항아리라고 할 수 있지만 둥근 동체부에 손잡이가 달렸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러한 예는 아직까지 발견 예가 드물어 관련 연구자들에게 좋은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자베개
도자기로 제작된 베개는 11세기부터 중국에서 유행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 중기부터 다양한 형태의 청자베개가 꾸준히 제작되었다. 베개의 윗면 좌우 중앙 즉 베갯모 중앙에는 둥근 구멍이 있다. 이것은 건조와 번조 시 태토의 균열을 막기 위해서 뚫은 것이다.
오카 화백이 이러한 청자베개 2점을 기증하셨는데, 한 점은 상감으로 제작된 것이고 다른 한 점은 음각으로 문양을 새겨 넣은 것이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청자베개는 태토판을 붙여 만든 방형의 육면체 형태로 이 청자베개 또한 그러한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흥선대원군畵 난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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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 화백이 기증한 7점의 회화는 조선 말기 민화가 주류를 이룬다. 그 중 한 점의 작품이 눈에 띄는데 그것은 바로 흥선대원군이 그린 난초도이다.
흥선대원군 이하응은 중국과 추사 김정희의 영향을 받아 난초를 주로 그린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잠저에 있을 때나 청으로 납치 되었을 때, 정계에서 벗어났을 때도 묵란화를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카 화백이 기증한 흥선대원군 난초도는 암벽에 피어난 난초를 표현한 것으로, 대원군의 섬세하고 유려한 필치가 잘 느껴지는 작품이다.

-풍탁
불탑 외부의 옥개 끝이나 목조 건물의 처마 끝에 매달아 장엄하는 장엄구의 하나이다. 풍경(風磬) 풍령(風鈴)이라고도 하며, 소리를 통해 수행자나 사람들의 나태함이나 방탕함을 깨우치는 법구의 일종이다. 이 기증품은 불국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입면은 종의 형태를 띠고 있다. 소리를 내는 바람판은 결실되어 남아 있지 않다. 이러한 완전한 종의 형태를 띠는 풍탁은 아직 발견 예가 보이지 않는다. 좀 더 정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연구자에게는 좋은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