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현기자
momojh89@gmail.com 2012-09-04 (화) 19:19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용주사와 융릉 일대를 효 테마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찬성했다.
김용옥 선생은 지난 9월 1일 화성 용주사 효행교육원에서 열린 ‘정조·다산 리더십 토크콘서트에서 “용주사와 융릉을 세계 최초의 효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의 호소에 힘을 실었다.
융릉은 장헌세자 장조(사도세자)와 비 헌경왕후를 합장한 왕릉이고, 용주사는 조선 제22대 정조가 부친 장헌세자의 명복을 빌며 세운 융릉의 원찰로 그 역사가 깊은 효행사찰이다.
정호 스님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효심이 깊은 효자는 정조다. 정조 임금은 아버지가 억울하게 돌아가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의 통치기간 동안 억울한 백성들의 고충을 손수 해결해줬다. 정조의 애민사상의 기반은 ‘효’”라며 “효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뿐만 아니라 용주사와 융릉이라는 역사적인 유적이 남아있는 만큼 이곳들을 세계 유일의 효의 메카로 만들어 귀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게보기김용옥 선생(왼쪽 사진)은 “정조는 유교의 대가이지만 아버지의 극락왕생을 위해서 불교를 취했다. 많은 사람들이 ‘불교’라 하면 부모지간의 연을 모두 끊어내고 독신 출가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부처님은 ‘네가 존재하는 것은 부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했다. 불교에도 효 사상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용주사와 융릉 일대를 효 테마공원으로 만든다면 대한민국뿐만 아닌 전 세계인의 축복이 될 것”이라며 정호 스님의 주장에 동의했다. 김용옥 선생은 “효는 불교, 유교, 기독교 등 많은 사상을 아우를 수 있는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태희 다산연구소 기획실장은 “유학자인 정조가 용주사를 세운 것은 유교의 효 사상에서 비롯됐다. 정조는 천대받던 불교를 정책적으로 보호하고 불교는 용주사를 통해 정조의 효를 수용했다. 용주사는 결국 통합정신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안민석 민주통합당 의원(3선·오산)도 정책적인 지지를 약속했다. 안 의원은 “효 테마파크 건립이나 화성 복원 등은 국가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니만큼 국회의원들이 소통을 잘 해서 적극 지지하겠다”며 “일개 시의 힘으로는 쉽지 않겠지만 시의 정치가, 행정 책임자, 시민 모두 힘을 모은다면 효 테마파크나 화성 복원 이상의 큰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용주사를 둘러싼 세 개 도시 화성·수원·오산시의 시장 및 부시장도 의견을 같이 했다. 김진흥 화성시 부시장은 “화성에는 효, 개혁, 혁신에 이르는 정조의 정신이 깔려있다. 정조 정신에 대해 정립해서 행정에 반영·실현해야 한다”고 밝혔고 곽상욱 오산 시장도 “산수화(오산·수원·화성)상생협력위원회는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정조 정신의 복원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세계유산으로 지정돼도 규제가 심해 박제화 된 건물만 남는 것이 안타까웠다. 지난해 취임 후 수원과 화성 등 세계문화유산지역의 문화를 복원하기 위한 국비보조 안을 제출했다”며 화성 복원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크게보기
정조·다산 리더십 토크콘서트에는 12명의 패널이 참석해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한편 600여 명의 관객이 방청한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는 김용옥 선생의 사회로 안민석 국회의원,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염태영 수원시장, 유봉학 한신대 교수, 채인석 화성 시장, 박현모 한국학중앙연구원, 곽상욱 오산 시장, 김태희 다산연구소 기획실장, 채수일 한신대 총장, 김준혁 경희대 교수, 용주사 주지 정호 스님 등이 토론자로 나서 3시간 30분여에 이르는 논쟁을 벌였다.
김용옥 선생은 “이렇게 문화적 열기가 뜨거운 자리는 절간에서 처음”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