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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 대학 순위 두고 볼 수 없다”<br>동국대 총동창회, 학교에 ‘특단 대책’ 촉구

김치중기자 | myhyewook@naver.com | 2012-06-27 (수) 12:32

동국대 총동창회(회장 이연택)가 동국대 발전을 위해 ‘학교법인-학교당국-총동창회 특별협의체’ 구성을 촉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동국대 총동창회는 지난 6월 5일 총동창회 사무처 회의실에서 열린 상임위원회 긴급 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모아, 회의에 참석했던 윤재웅 동국대 홍보기획실장을 통해 대학 측에 전달했다. 이와 함께 총동창회는 대학 측에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전문기관에 컨설팅을 의뢰해 새로운 차원의 대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총동창회가 대학 측을 향해 이처럼 강한 의사를 표현한 것은 이례적이다. 총동창회가 대학 당국에 목소리를 높이게 된 배경은 지난 5월말 발표된 ‘조선일보 아시아 대학평가’ 결과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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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총동창회가 동국대 당국에 총체적인 개혁을 촉구해 귀추가 주목된다.

동국대는 조선일보 평가(5월 29일자)에서 아시아 128위, 국내대학 28위를 기록했다. 총동창회 측은 조선일보 평가 결과와 관련 “그동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만 알았던 대학평가에서 모교 순위가 별로 유명하지 않은 국내외 신생대학들에게 조차 밀리는 상상도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대학평가 순위는 재학생들 사기는 물론 신입생 모집, 졸업생 취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상황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동창회 측은 “조선일보 대학평가 발표 후 사무처에는 전국에서 세대와 지역 구분 없이 쏟아지는 울분과 좌절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고 전했다.

동문사회가 조직적으로 모교인 동국대의 대학평가 결과에 대해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무줄처럼 대학평가 순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동국대의 현실을 간과할 수 없다는 총동창회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라 할 수 있다.

이날 상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구 실적이 전혀 없는 교수 명단을 총동창회보에 실명 공개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는 등 획기적인 대안 도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총동창회는 특히 교수 임용에서부터 연구업적 평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짚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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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동창회는 한 발 더 나아가 대학평가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다루기 위해 △대학평가관련 동문사회 의견수렴 △순위향상을 위한 총동창회 기여방안 모색 △학교법인 및 학교당국과의 협력체제 구축 방안 등을 수행할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했다.

총동창회는 태스크포스팀의 논의와 보고를 토대로 총동창회 차원에서 대학평가 순위 향상을 위한 구체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총동창회의 이례적인 행보와 관련 총동창회 안팎에서는 “2009년부터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이연택 회장이 동국대의 대학평가 순위에 큰 관심을 가졌다”며 “이에 이 회장은 장학금, 교수연구비 지원 등을 총동창회 핵심 사업으로 전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참담한 결과가 나오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이에 동창회 임원들이 동조하면서 여론이 확산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임위원회에 참석했던 윤재웅 동국대 전략홍보실장은 “평가지수 중 60%가 교수 연구 영역이다. 이러한 지표 하에서는 모교의 순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없다. 교수들이 논문을 많이 쓴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3~4년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며 “서울과 경주캠퍼스를 분리해 평가가 이뤄진다면 2~3년 내 지표가 다소 올라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 실장은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들의 논문 실적저조가 걸림돌”이라며 “논문숫자도 적은데다 심지어 3년간 연구논문 한 편 발표하지 않은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대해 학교당국의 제제가 여의치 않다. 학교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도 문제”라고 했다.

한편 동문을 대표하는 총동창회가 대학평가 등 굵직한 대학 현안에 목소리를 냄에 따라 대학당국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주목된다.

동국대는 오영교 前 총장 시절부터 교수평가 시스템을 도입, 교수사회 일대 혁신을 도모했지만 학내 구성원 간 소통 및 이해 부족 등으로 인해 큰 결실을 맺지 못했다. 현 김희옥 총장은 큰 틀에서 전임 총장이 추진했던 교수사회 개혁 추진에 동의하고 있지만 지난해 ‘미래지향적 학문구조 개편안’ 추진 당시 학생과 교수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친 후 이렇다 할 쇄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교수사회에서도 학교당국의 대학평가 위주의 행정, 과다한 논문 제출 압박 등과 관련한 불만이 가라앉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총동창회가 불씨를 지핀 ‘교수 연구능력 향상’ 문제는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원론 문제를 놓고 당분간 논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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