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종기자
urubella@naver.com 2012-06-01 (금) 11:15
태고종 종정 혜초 대종사가 최근 조계종의 승풍해이 사건과 관련하여 불교계를 향한 국민적 비판이 점증되고 있는 것과 관련 조계종을 에둘러 비판하는 입장을 하안거 결제법어를 통해 발표했다.
혜총 종정은 법어에서 “최근 몇 몇 불교 수행자들의 어이없는 일탈행위는 마군(魔群)의 수렁에 빠져서 수행자의 위상을 더할 수 없이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것은 윤회전생(輪廻轉生)하는 아뢰야식의 업종자를 용해시키려는 수행정진은 아니하고, 마군의 힘만 강하게 키웠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라고 비판했다. 혜초 종정은 또 “일체 이치에 요달(了達)하고, 불조(佛祖)의 혜명(慧命)을 상속받은 선지식(善知識)을 중히 여기지 않고, 스승이 없이 멋대로 편한 수행법만 찾는 세태에서 이같은 일이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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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처인 순천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설법하고 있는 태고종 종정 혜초 대종사의 모습.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혜초 종정은 이어 “특히 수행납자는 능엄경(楞嚴經)의 ‘어찌하여 도둑놈이 나의 법의를 빌려 입고, 부처를 팔아 각종 업만 짓는가(云何賊人 假我衣服 裨販如來 造種種業)?’라는 말씀을 회광반조(廻光返照)해보아야 할 것”이라며 “대의지하(大疑之下)에 필유대오(必有大悟)라고 했으니, 수좌 여러분들은 이번 하안거 동안 선지식을 뵙고, 더욱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고요한 호흡 속에서 오매불망 정신을 집중하여 최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용맹정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혜초 종정의 하안거 결제법어를 통해 밝힌 이같은 지적은 일부 조계종 승려의 도박 등과 관련해 불교계에 국민적 비판과 조롱이 팽배한 가운데에서 나온 타종단 차원의 첫 언급으로 주목된다.
그동안 불교계에서는 조계종의 각종 내분이나 갈등,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건에 대해 이웃종단들이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다음은 혜초 종정의 결제법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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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56(2012)년 임진년 하안거 결제법어
欲知前生事 今生受者是(욕지전생사 금생수자시)요
欲知來生事 今生作者是(욕지내생사 금생작자시)니라.
전생에 무슨 일을 했는가를 알려면 자기가 금생에서 받고 있는 고통을 보면 알 수 있고, 내생에 어찌될 것인가를 알고자 하거든 현생에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가 있다고 하는 말씀입니다.
공자께서도 “欲知未來(욕지미래) 先察已然(선찰이연)하라.” 즉 미래를 알고자 하면, 먼저 이미 그러하였음을 살피라고 하였습니다.
최근 몇 몇 불교 수행자들의 어이없는 일탈행위를 보면, 불교수행의 목적이 삼독심(三毒心)을 버리고, 보리의 도를 이루게 하려고 함인데, 마군(魔群)의 수렁에 빠져서 수행자의 위상을 더할 수 없이 추락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윤회전생(輪廻轉生)하는 아뢰야식의 업종자를 용해시키려는 수행정진은 아니 하고, 마군의 힘만 강하게 키웠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입니다. 일체 이치에 요달(了達)하고, 불조(佛祖)의 혜명(慧命)을 상속받은 선지식(善知識)을 중히 여기지 않고, 스승이 없이 멋대로 편한 수행법만 찾는 세태에서 기인한다고 하겠습니다.
불교의 수행은 모든 악을 금하고, 착한 일을 행하여 선근을 쌓으며, 그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입니다(諸惡莫作 衆善奉行 自淨其心 是諸佛敎). 이는 오염된 오탁악세에 물들지 말고, 청정한 마음으로 자비를 행하면, 번뇌를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지혜의 마음, 진리의 깨달음을 얻는다는 말씀입니다. 이와 같이 불교는 먼 곳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자신의 마음에 보리와 번뇌가 있음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특히 수행납자는 능엄경(楞嚴經)에 “어찌하여 도둑놈이 나의 법의를 빌려 입고, 부처를 팔아 각종 업만 짓는가(云何賊人 假我衣服 裨販如來 造種種業)?”라는 말씀을 회광반조(廻光返照)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대의지하(大疑之下)에 필유대오(必有大悟)라고 했으니, 수좌 여러분들은 이번 하안거 동안 선지식을 뵙고, 더욱 더 간절한 마음으로 고요한 호흡 속에서 오매불망 정신을 집중하여 최상의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용맹정진하기를 바랍니다.
法性本空寂(법성본공적) 하니
無取亦無見(무취역무견) 이라
性空卽佛陀(성공즉불타) 이니
不可得思量(불가득사량) 이니라
법성은 본시 공적하여
취할 수도 없고 또한 볼 수도 없도다.
성품이 공한 것이 곧 부처라
가히 얻어서 헤아릴 수 없도다.
한국불교태고종 종정 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