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온 산천은 연초록으로 화사하지만, 요 며칠 사이 불자들의 마음은 영 편치 않다. 연일 신문 방송에 오르내리는 승려 도박 등의 불미한 사건 때문이다.

태풍이 바다를 뒤집어놔야 바다가 건강해지는 것처럼 이번 일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불교평론> 편집위원회와 경희대 비폭력연구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5월 ‘열린 논단’은 이런 착잡한 마음으로 토론의 자리를 마련한다. 이럴 때일수록 불자의 근본으로 돌아가 공부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궁구하자는 의미다.

5월 18일(금) 오후 6시부터 서울 강남 신사동 불교평론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5월 열린논단의 주제는 ‘생활 속의 간화선 수행’이다.

요즘과 같이 팔풍과 오욕번뇌가 회오리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가를 짚어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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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암스님. 미디어붓다 자료사진

주제를 발표할 스님은 월암 스님이다. 스님은 현재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 선원장으로 한국 간화선 수행자를 대표하는 수좌인 동시에 대중화와 수행에 힘쓰고 계신 스님이시다.

월암 스님은 최근 <친절한 간화선>이라는 선수행 안내서를 출간했다. 간화선 수행자이자 이론가로서 책무를 묵묵히 다하는 드문 스승이 아닐 수 없다.

따져보면 올해는 우리나라 선불교로서는 기념비적인 해라고 할 수 있다. 근대 선불교의 중흥조로 불리는 경허 스님(1846~1912)이 열반한지 100년이고, 현대 선불교의 거목인 성철 스님(1912~93)이 태어난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불교가 선을 통해 중생의 깨달음과 행복을 견인해주고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솔직히 말하면 어렵기만 하고 실제생활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기도 하다. 심지어 폭력이나 도박 같은 불자를 부끄럽게 하는 불미한 사건의 배경을 이와 관련지어 말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깨달으면 단박에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차분한 자기성찰의 수행을 게을 리한다는 것이다.

물론 승가의 일부 부정적 단면을 간화선에 혐의를 씌우려는 것은 옳지 않다. 하지만 선이 구체적 현실에서 어떤 답을 할 것이냐를 묻는다면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5월 열린논단은 수행자와 속인들의 진지한 법전(法戰)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불교평론 편집실 02)739-5781

발제자 월암 스님은?

선수행자로서는 드물게 중국 북경대학으로 유학해 <돈오선 연구>로 학위를 받고 귀국해 지리산 벽송사를 중심으로 선회를 이끌었으며, 현재는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 선원장으로 수행과 간화선 이론 정립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근간인 <친절한 간화선> 외에 <돈오선> <간화정로> 등이 있다. 월암 스님은 이번 논단에서 간화선이 어떤 수행인지, 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에 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