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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 석조유물에 남겨진 글씨들과 생활의 흔적
참 많은 이들이 부석사를 찾는다. 그러나 95%가량은 그저 왔다가 가는 바람처럼, 혹은 의무감에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간다.
그러나 사전에 뭔가 조금이라도 알고 간다면 누군가 말했지만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한 만큼 사랑한다’고 했던가 여기게 더 덧붙인다면 ‘보이지 않던 것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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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에도 도가 있다
도란 무엇인가? 길이다. 방법이다. 언행, 즉 말과 행동을 할 때 바른 길에 따라 하면 그게 도이기도 하다. 그래서 팔정도가 있나 보다. 내가 우선순위가 되어 나를 먼저 앞세우면서 이렇게 말하고 저렇게 행동하는 것은 도가 아니다. 그냥 그 길에 나 밖에 없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가야할 곳에 나만 서 있다. 남들은 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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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기쁘게 하라”
그러면 부처님께서는 왜 사띠를 맨 앞에 두고 가르치셨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사띠를 제외한 여섯 가지 요소는 다시 세 가지씩 둘로 나뉘어서 그 둘이 서로 짝을 이룹니다. 그리고 그 두 갈래의 세 가지 요소들이 완벽하게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수행이 제대로 나아갈 수 있으므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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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에 꽃 피고 해 지니…
皺紙鱗鱗水起紋 종이를 만 듯 물고기 떼에 물무늬 일어나고近汀河鷺遠山雲 가까운 물가엔 해오라기 날고 멀리 산엔 구름 걸렸네.知師幻出淸凉境 스님께서 청량한 마음을 그려낸 것을 알겠으니坐倚風欞到夕矄 바람 부는 난간에 기대 저녁 어스름을 맞노라. (1)
榻上淸風忽滿襟 자리 위의 맑은 바람이 문득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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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득 찬 세계가 공의 세계라네
萬里長天斷鴈秋 만 리 긴 하늘에 기러기 행렬도 끊긴 가을날閑尋古刹碧波頭 한가롭게 옛 절을 푸른 물가에서 찾노라.喧喧門外千帆集 문 밖에는 수천 척 배가 모여 떠들썩해도寂寂岩陬丈室幽 바위 구석의 선방은 고즈넉이 그윽하네.滿院松篁僧富貴 절에 가득한 소나무 대나무는 스님의 부귀요一江煙月寺風流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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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보다보면 그의 상처나 욕심이 환히 드러난다
우리 속담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말이 있다. 강한 자들끼리 싸우는 통에 아무 상관도 없는 약한 자가 중간에 끼어 피해를 입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한다. 정말 그런가?
조금 아는 사람 두 명이 많이 시끄러워진다. 내가 나도 잘 모르는데 그 둘을 잘 안다고도 할 수 없어서 조금 안다고 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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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제19호 조사당과 천 년 이어온 ‘선비화’
부석사 이야기를 쓰면서 창건주인 의상(義湘) 스님의 얘기를 미루고 미룬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전기가 있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톡 까놓고 말하자면 온전한 스님의 전기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삼국유사』, 『동사열전』등등 국내 여러 사서(史書)와 자료, 그리고 중국의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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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내 쉴 곳은 어디인가
捫葛上雲峯 칡덩굴 거머쥐고 구름 봉우리에 올랐는데平觀世界空 아득히 굽어보니 온누리가 아득하구나.千山分掌上 산들은 올망졸망 손바닥 위에 놓였으니萬事豁胸中 세상의 온갖 일들 가슴 속에서 탁 트이네.塔影日邊雪 탑은 햇살 쬐는 눈 위에 그림자 드리웠고松聲天半風 소나무는 하늘가에 부는 바람 따라 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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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란한 일이 있으면 누군가가 도와줬다
요즘 명상을 비롯해서 ‘나를 찾는 여행’이 붐이다. 급격하게 발전하는 사회를 따라잡느라 스스로를 돌볼 길이 없는 이들에게 ‘자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참선이나 명상이 아니라 실례로 순례라는 여행을 통해 ‘참나’를 찾는 이들이 동서양을 막론하고 증가세에 있다. 프랑스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해 예수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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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각지, 깨달음의 요소”
8.칠각지와 위빳사나
오늘은 깨달음의 일곱 가지 요소, 즉 칠각지(七覺支)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한 때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께 질문하였습니다.
“부처님, 깨닫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됩니까?”
“깨닫기 위해서는 깨달음의 요소 일곱 가지(칠각지)를 수행해야 하고, 그 칠각지를 위해 사념처 수행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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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 땅의 소외된 이들 위해 살겠습니다”
“조계종 노동위원회가 지난해 49제에 이어 송파 세모녀를 위한 추모제를 봉행하는 이유는 복지사각지대의 제2, 제3의 ‘송파세모녀’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땅의 빈곤 문제 등 암울한 현실에 많은 관심을 갖고 국가에 책무를 촉구할 수 있도록 함께 나서 주십시오.”
매서운 바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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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전 혹은 금색전에 얽힌 미스터리
현재의 부석사 모습과 한 3,40년 전의 모습, 그리고 100여 년 전의 부석사 모습은 어떻게 달랐을까. 종종 관람객들 중에는 과거 3,40년 전의 부석사가 더 좋았다, 멋있었다는 등의 각자 생각을 말하는 경우가 있다.
어차피 세상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부석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지난 호에서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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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날 때까지는 끝나는 게 아닙니다.
정말 끝날 때까지는 그 어떤 것도 끝나는 게 아닙니다. 근데 왜 다들 끝났다고 쉽게 얘기하는 걸까요? 뭐가 조금 잘못되면 바로 끝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예견하고 단정합니다. 예단합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다만 내가 그런 선입견, 편견 등의 고정관념이라는 무명의 두터운 벽을 가진 것을 알게 된 것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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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한다면 경계를 가르쳐라!”
지난 칼럼에서 사랑은 가만히 지켜 봐 주는 것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런데 그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의 매다. ‘매’는 오로지 가르침의 회초리이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경계를 적시에 적절하게 제시해서 아이들이 적당한 선에서 멈추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아이들은 점차 스스로 자신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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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관찰은 예리하게, 확실하게, 빠르게”
대념처경의 큰 틀은 신(身)·수(受)·심(心)·법(法)인데, 몸에서 부처님이 첫 번째로 가르치는 것이 호흡입니다. 두 번째는 행주좌와(行住坐臥) 네 가지 자세이고, 세 번째가 그 네 가지 큰 자세 외의 모든 작은 동작들, 즉 앞으로 가는 것, 뒤로 가는 것, 가사 입는 것, 발우 드는 것, 대소변 보는 것 등을 아주 자세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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