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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칼럼ㆍ기고 이학종 시인의 당진편지
“콩알 몇 개 더 줍는다고…”
따뜻한 겨울이 며칠 지속되더니, 이내 강마른 추위가 밀려왔다. 밤하늘의 달도 추위를 타는지 요즘 따라 병자처럼 파리하다. 대설(大雪) 다음날, 천지가 하얘졌다. 밤새 눈이 제법 내린 것이다. 살갗을 에는 미친바람이 살천스럽게 휘몰아쳤다. 마늘 밭을 덮은 비닐이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뒤집혔다. 밤새 눈이 내렸지만, …
“더운 피 다시 돌 때까지…”
도처에서 살기 어렵다고 난리다. 볼멘소리 오가는 건 산골도 매한가지. 내 사는 마을에도 가짜뉴스가 돌아다닌다. 북에 귤을 보낼 때 돈도 함께 보냈다는 퍼주기 타령에서부터,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살기가 더 궁핍해졌다며 투덜대는 소리 왁자하다. 그러나 민초들이 행복했던 때가 언제 한번이라도 있었나? 고금을 불문…
“그래요. 다시는 태어나지 말아요”
소설(小雪) 하루 전날, 눈 대신 비가 내렸다. 절기상 입동과 대설 중간쯤이니 완연한 겨울이건만, 일주일전 심은 상사화가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지 확인하러 일찌감치 현관문을 나섰다. 소설에 꽃을 심고 가꾸는 게 의아할 수도 있겠으나, 이즈음은 아직 한겨울은 아니고, 또 이따금씩 따뜻한 햇살도 비쳐 소춘(小春)이라…
“부엉이처럼 살아가라”
며칠 전, 화순에서 작업을 하는 박명숙 도예가로부터 ‘부엉이 연적’을 선물로 받았다. 작품을 구입할 형편이 못되는 산골 농부인지라 도예전이 열리는 갤러리를 찾는 것으로 ‘면피’를 한 것뿐인데도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박 도예가는 “부엉이는 지혜를 상징하는 새이니, 부엉이처럼 지혜롭게 살아가라는 의미가 있다…
“견디고, 참고, 기다리고”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곶감을 난생 처음 만들어보기로 했다. 감나무가 없어 곶감 만들 계획은 아예 없었지만, 이웃마을 지인께서 고맙게도 감식초 만들 정도만 남겨놓고 자기 집 감을 따가도 좋다고 알려왔다. 지금은 폐교가 된 옛 남산초등학교 부근에 서있는 대봉 감나무인데, 튼실하게 영글었다는 것이다. 우리 집…
“초가 한 채면 족한 것을”
입동을 며칠 앞두니 발끝이 시리다. 지나간 여름, 염천(炎天)의 괴로움을 그토록 겪고도 따뜻한 것이 이토록 그리워지니 사람 마음처럼 거풋거리는 것도 드물다. 그러나 어찌 사람 마음뿐이랴. 세상 모든 것 가운데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을! 변하는 것들은 무상(無常)을 가르쳐주는 좋은 스승이다. 그러므로…
“찬 강물에 비친 가을달처럼…”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날 이른 아침부터 서리대신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여름 가뭄에 이어 가을에도 가뭄에 애를 태워야하나 근심하던 차에 내리는 비라서 퍽이나 반갑다. 그러나 가까스로 내리던 비는 동쪽에서 해 뜨자 그쳤고, 이내 청아한 가을 햇살이 마당을 말렸다. 일기예보에서 강우량이 미미할 것이라고 …
파도가 시체 밀어내듯!
이른 아침부터 고구마 수확에 나섰다. 올해는 밭 가장 아래쪽에 조금만 심어 수확량이 많지 않다. 감자와 달리 고구마는 너무 크면 외려 푸대접을 받는 터라 촘촘히 파종했지만 내다 팔 것이 아니니 크면 어떻고 작으면 또 어떠랴. 아들이 호구로 땅을 파헤치면 나는 고구마 줄기를 잡아 끌어올리고, 아내는 흙을 털어낸다.…
“세성(목성) 따라 한 생이 가네”
밤이면 별구경을 하러 마당으로 나간다. 달빛 한미한 초승이나 그믐 무렵엔 별들이 더 또렷하다. 소동파의 묘사처럼 달 밝은 밤에는 별이 드문 법이지만[月明星稀] 달구경이 주는 매력 또한 간단치 않으니 이래저래 산골의 밤은 즐겁다. 비 오거나 흐린 날이 아니면 식구와 함께 밤하늘을 감상하려 마당에 나가는 것이 어느…
“오직 사랑하는 것밖에”
이른 아침, 오늘도 집 주위를 거니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집이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으니, 자연 집 앞으로는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조망은 역시 새벽 조망이 으뜸이다. 사실 귀촌을 계획할 때부터 이런 자리를 찾았으니, 귀촌의 첫째 목적은 훌륭히 달성한 셈이다. 기온이 부쩍 …
저 날갯짓!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찬 기운에 꽃이 드물어지면서 벌과 나비들이 바쁘다. 찬 기운 섞인 바람이 불면서, 꽃 보는 재미가 부쩍 줄어들었다. 화단의 국화는 벌써 시들었고, 배롱나무 꽃들은 한 나절이 다르게 생동감을 잃어간다. 뒤란의 무궁화도 몇 송이 꽃을 가까스로 피워내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중이다. 건넛집 할머니에게 …
“심신에 깃든 살기, 어쩔까”
도라지가 살다 간 자리에 부추꽃이 예쁘다. 아침나절 무 심고 남은 공간에 갓을 옮겨 심었다. 열흘 전쯤 심은 배추는 제법 형태를 갖춰 자라고 있다. 얼추 김장농사가 궤도에 오르는 중이다. 가뭄과 작열하는 태양에 곤욕을 치른 들깨들은 찬바람 일고 가을 비 내리면서 제법 몸집이 어금지금해졌다. 여름내 키 큰…
“이 가을엔 알아야 하네”
화단에 배롱나무 꽃이 한창이다. 가을이면 늘 기다렸던 꽃이기에, 폭염이 물러난 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자 자연 배롱나무로 눈길이 가곤 했다. 마당에 화단을 만들 때부터 배롱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마음먹었던 터라, 매화나무 다섯 그루와 함께 내가 가장 아끼는 나무가 되었다. 어느 나무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있…
무궁화, 이렇게 아름다웠나!
비개인 후의 가을 아침, 노른자위빛 햇볕이 퍽이나 상큼하다. 맛으로 치자면 매콤하다고나 할까. 동트기 전부터 끝물로 달려가는 고추 한 자루를 수확하고, 습관처럼 집 둘레를 돌아보다 불현듯 부시게 피어난 무궁화 꽃송이와 맞닥뜨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눈에 띄지 않던 무궁화가 여보란 듯, 화사하게 미소를 뽐내고 있…
“즐거우니 근심이 이네”
여름내 타는 뙤약볕을 잘 견뎌내고, 모처럼 내린 장대비에 신바람이 난 보리수(菩提樹) 한 그루가 현묘재 화단에서 자라고 있다. 오랜 가뭄에 혹시라도 말라 죽을까, 몇 달 내내 물을 챙겨 주는 등의 정성을 기울였다. 하루는 보리수 이파리에 진딧물이 잔뜩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방세재를 희석해 일일이 제거해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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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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