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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문화ㆍ예술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5
<휴식 증명서>를 손에 넣은 옥아와 분이는 다시 트럭을 타고 기무라 부대로 달렸다. 옥아와 분이는 의무실에 누워 있었다. 계획대로 된 것이다. 이곳에 누워 있다가 도망친다면 발각이 늦을 것이다. 더구나 의무실엔 항상 졸고 있는 의무병 한 명만이 있을 뿐이었다.“저놈을 죽이면 새벽까지 아무도 모를 …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4
그렇게 옥아의 생활은 병사들의 이동 상황과 맞물려 돌아갔다. 군인들이 전장에 나가면 한가했지만, 돌아오면 수많은 군인들을 한꺼번에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가장 무서운 날은 전장에 나가기 전의 주말이었다. 대개 주말엔 많은 병사들이 몰려와서 아침 9시부터 그 다음날 아침까지 병사들을 받아내야 했다. 밥을 먹을 …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3
옥아는 목욕을 마치고 관리인이 건네주는 일본 옷을 말없이 주워 입었다. 이제 완전하게 일본군 위안부가 된 것이다. 위안소의 관리인은 50대의 조선인 부부였다. 이곳 위안부들이 거의 모두 조선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선 관리인의 말대로라면 이제 더러운 조선의 때를 모두 벗고 일본인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뿌…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2
두만강에서 멀지 않은 병영. 관동군 소속의 기무라 대좌 부대였다. 그렇지만 이미 기무라는 중국군과의 전투에서 죽었다. 멀리서 대포 소리가 들렸다. 왜애엥 비행기가 지나갔다. 도대체 어느 나라 비행기인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건 이곳이 말로만 듣던 전장의 한가운데라는 사실이었다. 총소리는 끊이지 않고 사방에서 …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1
......밤이어도 한밤중에 깊은 잠에 빠졌을 때시끄러운 기상 소리 감긴 눈을 깨웠으니머리 빗어 올리고서 얼굴을 씻어내고부리나케 허둥지둥 식당으로 나가보면먹지도 못할 밥에 된장국만 뎅그러니밥을 국에 말아먹고 공장에 나가지만허리 펴고 살아갈 날 언제나 올 것이냐 ...... 써 있었다. 조선인 여공들이 부르는 노…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0
이야기가 있었다.난설헌의 남편 김성립은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승지에까지 이른 인물이기는 하나 아내 허난설헌에 비하면 바보였다. 남편의 친구 송도남이란 사람이 늘 남편을 찾아와서 이렇게 놀렸다. "멍성립이 덕성립이 김성립이 있느냐?" 자신을 아주 대단한 유학자라고 자처했던 김성립은 그럴 때마다 한마디 대꾸…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9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고는 여기까지 올 사람이 없었다. 제아무리 산을 날고 기는 사람이라고 해도 이 눈보라 저녁을 헤치고 올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런데도 틀림없이 사람이었다. 더운 열기가 있었다. 귀신은 아닌 것이다. 가끔씩 사람이 아닌 것이 사람을 홀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8
“북산으로 가세요.” “북산?” 그것이 고향 아닌 고향과의 마지막이었다. 이구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다만 옥아의 하얀 얼굴에 범벅이 된 자신의 눈물만을 보았을 뿐이었다. 주인집 아들이 죽었는지, 아버지가 죽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 일이 있고 남은 것은 지워버릴 수 없는 옥아의 얼굴과 목소리였다. 그것…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7
허술한 탁자에 커다란 밥통이 죽 늘어져 있었다. 여기저기에 대바구니가 놓여 있고, 그 안에는 회사도장이 찍힌 튼튼한 사기그릇 찻잔이 있어 여공들은 각자 그 찻잔에 밥을 덜어 먹었다. 그것은 조잡하게 만든 우동그릇에 가까운 것으로 밥을 조금밖에 담지 못했다. 식당은 전쟁터였다. 얼른 먹고 쉬려는 여공들이 앞 다투…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6
소란한 회령 경찰서.여름으로 향해 가는 햇볕이 내리퍼붓고 있었다. 6월의 초입인데도 한여름보다 더운 날씨였다. 더구나 비까지 내리지 않는 하늘, 원망의 태양이 둥실 떠 있었다. 민간복 차림의 옥아는 경찰서 마당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징용으로 끌려가는 남자들은 오른쪽, 모집원들에게 끌려가는 예비 여공들은 왼쪽…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5
아랫마을. 옥아는 단아하게 서 있었다. 장미가 빨갛게 피어있는 아담한 집 앞이었다. 마을에서는 누가 봐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귀한 여인, 물론 단 한 사람, 회산을 제외하고. 집 뒤로는 오리나무가 무성했다. 옥아는 그녀의 키보다 높은 담장 밖에서 대문을 두드렸다. “누구십니까?”“명장사에서 왔습니다.”기모노를 입…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4
1941년 12월 일제는‘노무조정령이라는 법을 선포하였다. 일본이 원하면 언제, 어느 때, 누구든 징발하기 위해서였다. 오직 일본을 위해 마소처럼 잔인한 노역을 감당할 노예가 필요했던 것이다. 조국을 운운하며 나라 타령을 하던 양반들은 비켜갔다. 그러나 풀뿌리 죽 한 사발에 목숨을 구걸하던 사람들은 동서남북으로 …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3
명장산 중턱. 뱀 꼬리처럼 꼬부라진 산길. 옥아와 이구가 앉아 있었다. 패랭이 꽃밭이었다. 아랫마을을 내려다보면서. 옥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꽃잎 하나를 입에 물었다. 옥아는 이구와 이렇게 둘이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었다. 옥아는 일부러 자꾸만 자신의 눈과 마주치려는 이구…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2
날이면 날마다 뜨는 해가 미운 날들.영원히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새벽.방 두 칸의 초가 앞마당이 소란스러웠다. 일구는 어쩔 수 없이 눈을 떴다. 순간적으로 일구의 머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조선인 사냥’이미 인근 부락에서 자행되고 있었다. 마을 장정 서넛이 끌려갔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내의 나이 27세, 그는 3…
우봉규 연재소설 “백산(白山)의 연인”1
1938년 일제의 소위‘국가총동원법’이라는 발포와 함께 <종군 위안부>가 생겨났다. 대대적인 조선 처녀 사냥이 시작된 것이다. 그로부터 1945년 8월까지 약 20만 명의 조선 여성이 일본군의 성노예가 되었다. 아무도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 개나 돼지처럼 붙잡혀 능욕을 당하는 그들 옆에는 부모형제…


광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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