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1등이 2등보다 더 행복하다거나, 돈은 많을수록 좋고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경주지방의 최 부잣집의 유명한 일화 이야기는 세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많이 갖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침으로 오히려 1600년대부터 1900년 중반까지 약 300년이라는 시간동안 12대에 걸쳐 가문의 번영과 행복을 누릴 수 있었다.
 경제 통계에 의하면 50년 전의 100대 기업이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이 10%미만이라는 점을 살펴볼 때, 최 부잣집의 삼백년이라는 번영의 세월은 매우 놀라운 것이다.

 

 그렇다면 최 부잣집은 약 300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일까?  '육훈六訓'이라는 최 부잣집의 가훈을 통해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1. 진사 이상의 벼슬을 하지 마라, 
  2. 만 석 이상의 재산을 모으지 말며 만 석이 넘으면 사회에 환원하라
  3. 흉년에는 남의 땅을 사지 마라,  
  4. 과객過客은 후히 대접하라,  
  5. 며느리들은 사집온 뒤 3년 동안 무명옷을 입어라.  
  6.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최 부잣집의 가훈을 살펴보면 사회적 출세(벼슬)와 물질적 재산에 대한 욕심을 절제하고 절약과 검소한 생활을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는 인정을 베풀도록 하고 있다.
  최 부잣집에서 년 수입이 만석 이상이 되면 소작농들의 소작료를 낮춰 자신들의 년 수입이 만석이 넘지 않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소작농들은 최 부잣집의 재산이 더 늘어나기를 소원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말 민란이 일어나 수많은 악덕 지주들의 가족이 몰살당할 때, 최 부잣집은 좋은 평판으로 인해 그 화를 피할 수 있었다.

 

 최 부잣집의 마지막 부자였던 최준(1884-1970)은
"재물은 분뇨(똥거름)와 같아서 한 곳에 모아 두면 악취가 나 견딜 수 없고
골고루 사방에 흩뿌리면 거름이 되는 법이다."
라는 한 노스님께 받은 이 금언을 평생 마음에 새겨 영남대학의 전신인 대구대와 청구대를 설립함으로 최 부잣집 가문의 정신을 이어갔다.
이 금언은 현재에 빈익빈 부익부의 문제적 사회현상에 대해 너무나 적절히 비유하여 해결을 제시하는 말씀이라 느껴진다.

 

부처님은 재물을 쓰는 법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온갖 힘을 들여 재물을 모으건만
결국에는 잃게 되네 
지혜로운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으면
그 재물로 자신을 보살피고   
널리 보시해 공덕을 지으며
친척과 친지들에 나눠주며
보시해야 할 곳에 적절하게 보시하네
이러한 보시의 공덕으로 목숨이 다한 후
천상에 태어나는 복락을 받으리라.

 

- 잡아함경 1232 인색함의 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