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위, 13일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기원법회 봉행

조계종이 구 한전부지의 개발 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에 대해 ‘졸속행정을 펴고 있다’고 주장하며 박원순 서울시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그러나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견해도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 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 이하 대책위)는 10월 13일 서울 봉은사 임시법당에서 ‘한전부지 졸속개발 재벌특혜 개발 저지 및 봉은사 역사문화수행환경 보존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이 대책위는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를 확대 재편하면서 명칭을 변경한 기구다.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지현 스님(조계사 주지)은 이날 법회에서 봉행사를 통해 구 한전부지의 개발 계획을 ‘불법강탈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의 ‘재벌특혜를 위한 졸속적 개발인허가 행정’이라 비판했다.

또 구 한전부지에 105층 규모의 현대차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면 봉은사의 문화재가 하루 4시간 동안 그림자에 가려 훼손된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졸속행정으로 봉은사의 역사와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자 의무”라고 주장했다.
  
공동위원장 원명 스님(봉은사 주지)도 대회사를 통해 “서울시는 현대자동차의 토지 매입 후 1년이 되지 않았음에도 GBC 건축을 허가했으나, 천년 문화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며, 이를 어떻게 보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 번의 영향성 검토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화재 보존과 계승을 위한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재벌특혜를 위한 졸속행정을 강행한다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주민소환을 전개함은 물론, 성난 불자들의 마음을 민의로 반영해 돌려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책위는 이날 법회 후 참석 사부대중과 함께 ‘한전부지 졸속행정 재벌특혜 개발 강행하는 박원순 시장 자격 없다! 즉각 퇴진하라!’, ‘헌법파괴! 문화재 훼손! 박원순 서울시장 즉각 퇴진하라!’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봉은사를 출발해 삼성역사거리 일대를 행진했다.

‘봉은사의 문화재와 관련해 단 한 번의 영향성 검토도 시행하지 않고 있다’는 조계종의 지적에 대해 서울시 관계부서의 한 직원은 1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문화재영향평가 대상이 아니기에 검토를 하지 않는 것이다. 봉은사는 문화재영향평가 대상 50m를 벗어난다”고 짧게 답했다. 

이와 관련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법리적으로 문화재영향평가라는 항목이 없는데다, 서울시의 영향검토 구역범위는 국가지정문화재는 100m, 시도지정문화재는 50m 구간이므로 법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황 소장은 또 “봉은사에 대해 그렇다면 앞에 코엑스 건물을 지을 땐 (조계종은) 무엇을 했고, 인근의 고층 아파트 지을 땐 강력하게 반대하다가 왜 그냥 넘어갔느냐”고 반문하면서 “(GBC)건물이 높고, 종교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로 보이지만, 특히 조계종의 대응이 박원순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