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인 대중공사 추진위, 31일 서울 불광사서 올해 첫 대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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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열린 올해 첫 대중공사에서는 총무원장 선출제도와 진행방식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31일 서울 불광사에서 ‘종단 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이하 대중공사)’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 마련된 대중공사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종단 주요 스님 76명과 재가자 49명 등 125명은 오후 3시부터 재개한 종합토론에 참여하며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해나갔다.

25교구본사 이보연 신도회 회장은 “염화미소법을 공청회를 여러 차례 열고, 대중적인 공의를 수렴해 장단점을 적극 보완해 시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은 “총무원장 선출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선제를 선택한다”면서 “재가인도 참여할 수 있는 통로나 절차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은 “법등 스님이 직선제의 폐단을 알기 때문에 염화미소법을 발의한 것 같다”면서 이중 선출된 선거인단이 아닌 1차 선거인단이 바로 총무원장을 뽑고, 이 가운데 3인을 종정 스님이 선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전국비구니회 사회부장 정관 스님도 앞으로 재가신도와 스님도 감소세이므로, 사부대중이 함께 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면서 직선제를 주장했다.

불학연구소장 수경 스님은 15년 만의 선거제도의 논의이기에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는 점에서 보편적.민주적.평등한 선거제도를 늦추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재가의 역할이 필요한 때 재가신도가 참여하게 하고, 직선제와 간선제의 장단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은 그동안 선거로 인한 피해를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스님들이 공부하러 선방 와서 선거 때문에 흔들리는 폐해를 봐왔다면서 종단 발전을 위해 염화미소법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호법부장 세영 스님은 종단의 문제가 선거에 승복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총무원이 지탄받고 있다면서 총무원장 선거뿐만 아니라 모든 종단 선출직에 염화미소법을 적용하자고 주장했다.

이영경 동국대 조경학과 교수는 염화미소법을 적용하되, 갈마 위원 구성과 선출 방법, 수 등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대 이병인 생명자원과학대학장도 “고민을 많이 했으나, 현실을 무시할 수 없기에 대중공의와 대표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염화미소법의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총무원장 선거인단을 비구니 스님과 재가자를 추가한 1천 명으로 늘려 합리적으로 구성하고, 50% 이상 고득표자가 있을 땐 종정 스님의 추천을 받지 않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천장사 주지 허정 스님은 진행방식에 대해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무엇이 좋고 그른가를 피터지게 갑론을박하는 대중공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해종 언론으로 규정한 두 매체의 취재 금지 조치에 대해 “대중공사 취재를 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지방에서 온 대중에게 차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원장 현응 스님은 “수정, 보완 등을 전제로 한 염화미소법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포교사단 단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몸에 안 맞으면 쓸모가 없다”면서 “승가가 선거 후 부작용이 최소화되기 위해 염화미소법이 가장 탁월하다고 생각하지만 추천인단의 구성, 비율은 의견 수렴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원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금권 선거가 문제라면 엄정히 징계하고, 법을 보완해야 하는데 선출제도를 논의해 안타깝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서 굳이 선택한다면 절충한 염화미소법이라고 말했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법안에도 불법이 자행된다면 엄정히 집행하고 법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집행부와 원장 스님의 의견이 나온 뒤 염화미소를 거스르는 발언이 안 나오는 것을 보고 앞으로는 이런 식의 토론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결사본부장 도법 스님은 “종단이 절박하게 닥친 문제는 출가자 감소와 지역사회의 공동화 현상 등 두 가지”라면서 사부대중의 참여와 역할을 구체화하고 지역불교의 활성화를 위한 세 안의 장점들을 종합한 절충안을 강조했다.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전 종도를 참여케 하는 직선제는 반대한다면서 교구종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종단쇄신위원회안에 비구니와 재가자를 늘린 수정안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법안 스님은 염화미소법의 선거인단의 구성을 교구종회에서 선출하면 지금과 다르지 않다면서 선거인단을 교구별 등으로 무작위로 추천해 선거한다면 지금의 폐해를 상당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해 재정투명화를 다루는 대중공사에서 재정을 불투명하게 쓰는 도둑처럼 몰아가 가슴이 뛰고 얼굴이 후끈거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이번 대중공사는 편안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치 금품으로 직위를 차지한 것처럼 말해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금품을 쓰지 않고 총무원장이 됐다”면서 “선거인단에게 돈을 안 주는 게 더 어려운데 총무원장이 매관매직하는 것처럼 표현해 안타깝다”는 뜻을 표했다.

자승 스님은 “현 선거법에는 문제가 없지만 우리 의식이 현행 선거법에 그대로 준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선거법 후유증을 최대한 줄이고 가장 승가적 방법으로 총무원장을 선출하자는 취지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종단은 총무원장 중심제에서 교구본사 중심제로 넘어가며 여러 가지 붕괴의 소지를 안고 있다면서 전체적 입장에서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과 계속 교감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이날 개진된 총무원장 선거제도와 관련된 대중공의를 정리하고, 4월까지 권역별, 교구별로 지역 단위 대중공사를 열어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칠 방침이다.

이어 5월 18일 개최하는 차기 100인 대중공사에서 바람직한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대한 그동안의 논의된 대중공의를 모아 그 결과를 오는 6월 중앙종회에 안건으로 제안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