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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3 = 불교적 사유가 배어 있는 명상적 산문과 소설을 발표해온 정찬주 작가의 암자시리즈 완결판이다. 18년 전에 첫 발간된 『암자로 가는 길』 1권은 52개의 암자를, 5년 전에 나온 2권은 32개의 암자를, 이번의 3권은 34군데의 암자를 소개했다. 이 시리즈는 총 118개의 전국 암자들에 대한 방대한 순례기이자 한국 불교의 정신문화사를 총괄하는 역사자료, 귀중한 사진자료로서 한국 출판에 또 하나의 방점을 찍고 있다.

작가 정찬주 특유의 성찰적인 글로 녹여낸 이 책은 전국 방방곡곡에 숨어 반딧불이처럼 지혜의 등불을 이어오고 있는 암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소개와 위치 정보 및 풍부한 서지자료, 수행자들의 일상과 고승들의 일화들, 작품사진들을 담아냈다. 작가의 몇 십 년에 걸친 순례의 발자취를 그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수행처들의 생생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넓디넓은 전 세계 곳곳을 소개하는 화려한 여행안내서와 여행에세이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오늘날, 『암자로 가는 길』은 우리의 정신문화를 향한 보다 깊이 있는 여행, 진정한 나의 본류를 찾는 고요한 여행을 권유한다. 새롭고 기발한 것들을 시도하는 용기와 모험심을 북돋는 이 시대에 우리는 종종 ‘소박한 공간’에 기대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디지털 문명의 지식과 성과가 채워줄 수 없는 정신의 허기를 느낄 때 『암자로 가는 길』은 우리를 인적 드문 산길로, 구도자들이 밟아온 가파른 길로 안내한다.

산중 암자의 역할은, 마치 산골짜기 물의 소임이 맑은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는 일인 것과 마찬가지로 그 존재 자체로써 저잣거리의 우리들을 위안하고 평정에 들도록 일깨우는 것이다. 수행은 절에서 참선하는 이들만의 것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것이다. 자신의 낡은 한 생각을 바꾸고 그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도록 열정을 다하는 삶이야말로 진실한 수행에 다름 아니라는 것을 『암자로 가는 길』은 말하고 있다. 녹음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조각배처럼, 가르침과 절규로 소리 없이 메아리치는 암자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들이 이 책 안에 펼쳐진다.

『암자로 가는 길』은 절이란 수행자들의 공간임을 넘어서 ‘한 권의 시집’이고 우리의 살아 있는 생활사임을 알려준 한국 기행문학의 백미이다. 사라져가는, 잊혀가는 우리의 지혜와 빛이 어떻게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지 전해주는 이 책을 지팡이 삼아 마음의 여정을, 발로 혹은 눈으로 쉬엄쉬엄 따라가다 보면 스스로 치유하는 길로 들어서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열림원, 304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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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마성·시절인연 = 대구 대관음사 우학 스님의 『무문관 첫 백일일기』에 이어지는 천일 무문관 수행일기 두 번째와 세 번째 책이다.

2013년 8월에서 2014년 8월까지 약 1여 년간의 무문관 수행 생활은 앞선 백일간의 생활보다 더욱 녹록치 않았다. ‘철저한 싸움판’ 그 자체였다. 무슨 일이든 큰일을 성취하려면 큰 마장이 있게 마련. 수행이 무르익고 도가 높아지려는 찰나 스님은 큰 마구니를 만나게 된다. 바로 ‘암’이었다. 쇠약해진 육체, 감당하기 힘든 고통. 아마 무문관 문을 박차고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극단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님은 그 역시 수행 여정의 하나로 여기며 굳건한 의지로 무문관 안을 지켰다. 오히려 자신에게 닥친 마(魔)는 수행의 서원을 더욱 굳건히 하는 방편일 뿐이라며 수행에 진력을 다했다. 『도고마성』은 그때의 수행기록이다. 부록으로 ‘암퇴치 수기집-수행자연요법’과 ‘성파 대종사 특별법문’을 실었다.
 
『시절인연』은 앞선 두 책과는 다르게 2014년 8월부터 12월말까지 쓴 약 250여 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번 작품들은 예전의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시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작가의 마음이 그만큼 열려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스님은 “무문관 안에서 시를 써오던 어느 순간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시가 되어 저절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마(魔)를 이겨낸 스님의 시 작품들은 바로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 내면의 세계를 보여준다. 복잡하고 어려운 법문이 아닌, 짧고 편한 그리고 우학 스님 특유의 감각적 언어들이 살아 숨 쉬는 글이다. 부록으로 ‘성우 대종사 특별법문’을 실었다.

좋은인연, 304쪽(도고마성), 312쪽(시절인연), 각권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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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범어 진언집 = 지금까지 구전되어 온 근본불교, 대승불교, 티벳불교의 다양한 진언과 게송, 경구들을 모아 최대한 산스크리트의 기본 입장에서 정리한 책이다. 저자들은 여기에 한글 음역과 해석을 달아 가장 본질에 가까운 진언과 게송을 알 수 있게 했다. 또한 [능엄주진언], [불정존승진언], [수구즉득다라니], [신묘장구대다라니], [관세음보살42수진언]까지 대승불교의 대표적인 오대진언을 원문에 가깝게 기술했다. 나아가 그에 해당하는 한자어를 한글로 표기하고 한글 해석을 덧붙여 독자들이 불교 원류의 향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저자들은 국내에 몇 안 되는 산스크리트 전문가이다. 박지명은 1974년부터 인도명상을 시작했다. 오랫동안 인도에 머물면서 스승 스와미 사르바다난드 마하라즈(Swami Sarvadanand Maharaj)에게 인도명상과 인도의 수행 및 철학체계와 산스크리트 경전을 공부했다. 현재 산스크리트 문화원과 그 부설인 히말라야 명상 센터를 세워 자아회귀명상을 가르치며 산스크리트 경전들을 번역해 보급하고 있다.

저자 이서경은 아메리카 산스크리트 인스티튜트에서 수학하고 뉴욕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인도 무자파나가르대학원 베다음성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인도 브라흐마차리 라젠드라에게 산스크리트를 사사했다. 국내에 들어와 박지명 선생에게 산스크리트 원전 해석과 스리비드야 이론 및 수행체계를 사사했고, 현재 산스크리트문화원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남출판사, 336쪽, 2만9000원